오래전부터 오로라를 보러 아이슬란드를 가고 싶다는 버킷리스트가 있었다. 기회가 되어 친한 고등학교 동창과 둘이 아이슬란드 링로드 투어를 7박 10일 일정으로 떠났다.
25년 3월 28일 금요일 밤비행기를 타고 4월 6일 일요일 오전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아이슬란드는 매우 춥고 섬나라이기에 많은 것들을 수입하여 살아간다. 따라서 물가가 매우 높아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떠날 때 캐리어 반을 먹을 것으로 채운다. 사진에는 아직 빵이나 딸기잼 등이 없고, 친구가 가져올 전투식량, 3분요리, 스팸 등도 없음에도 아래 사진 정도였다.
(나중에 듣기로 스팸 같은 고기류는 공항에서 걸릴 수 있다고 했지만 일단 작은 것으로 다량 캐리어 안감에 숨겨서 출국했다고 한다. 근데 이런건 신경도 안 쓰고, 기내용 가방 무게도 만석이라 꼭 제한을 지켜달라더니 아무 일도 없었다.)
![]() |
1차적으로 구매한 아이슬란드용 한국식량들과 핫팩 |
항공사는 핀에어를 이용하였다. 핀란드를 2시간정도 경유하여 아이슬란드로 넘어가는 여정이고, 150만원정도로 예매하였다. 이코노미는 기내용수하물 8kg, 화물수하물 23kg까지 가능하다. 언제나 그렇듯 기내용수하물 무게 체크는 안 당했지만, 짐을 챙길 당시에는 쫄려서 노트북도 빼고 텀블러도 빼고 그랬다. 결국 기내 8.1kg, 화물 20kg으로 만들었다. 화물에 짐을 더 넣으면 되지않냐고 할 수 있지만 식량들 넣고 옷 압축지퍼백에 최대한 압축해서 꽉꽉 담은게 저정도라 불가능이었다. 이렇게 하고도 청바지, 후드티, 꿀호떡, 컵라면은 내 가방에 넣지 못해서 친구에게 토스했다. 그렇게 최종 짐은 아래 사진처럼 됐다.
솔직히 짐을 더 가져갈 수만 있으면 날진 물통도 가져가고, 노트북도 가져가고 할텐데...근데 돌아보고 나니 필요 없었다. 저녁 먹고 나면 피곤해서 노트북을 펴볼 생각은 전혀 안 들었다.
![]() |
아이슬란드 10일치 최종 짐 |
꿀팁은 크로스백이나 작은 가방을 들고가서 기내에서 쓸 슬리퍼, 보조배터리, A2C케이블, 경량패딩, 칫솔과 치약, 여행지 도착 시 바로 필요한 것들을 따로 넣는게 좋다. 핀에어는 참고로 장거리 비행이지만 칫솔, 치약을 안 준다.
최종적으로 가져간 짐 리스트 (새 탭에서 보고 클릭하여 확대하여 보면 볼 수 있는데 별 건 없다.)
![]() |
아이슬란드 10일치 여행 짐의 상세 리스트 |
출국 당일은 금요일로 평일이라 출근을 해야 했지만, 잔머리를 굴려 건강검진 공가를 사용하였다. 친구는 직장이 서울이라 퇴근 후 인천가면 되지만, 난 불가능하기 때문..
암튼 그렇게 당일에 열심히 공복에 피도 뽑고 막히지 않는 기차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한 뒤 식당을 찾아 헤맸다. 캐리어에 배낭과 크로스백까지 들고 다니려니 출국 하기도 전에 기가 다 빨렸다. 서울역 2층에 다행히 푸드코트가 있었는데 사람이 정말 많아서 빙글빙글 돌면서 다 먹어가는 사람 주변에서 대기를 해야 한다. 자리를 잡고 앉으면 비로소 여유가 생긴다. QR을 통해 주문을 할 수 있고 음식은 카톡이 울리면 가져오면 되는 시스템이다. 맛은 그냥 쏘쏘, 12,000원인데 가격대비 별로긴하다.
![]() |
서울역에서 먹었던 가성비가 좋진 않았지만 나름 맛있었던 김치짜글이 |
밥을 다 먹고, 미리 티켓팅 해둔 직행열차를 타러 갔고 그곳에서 친구를 만났다. 걔도 짐 겁나게 무겁더라. 암튼 그렇게 우리는 인천공항에 무사히 도착 후 핀란드행 비행기에 탑승하였다.
핀에어가 생소한 항공사라서 약간 걱정되었는데, 핀란드의 대한항공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 같다. 자리도 꽤 넓고 뒤로 기울이면 진짜 상상 이상으로 편하다. (아래 사진이 자리사진, 내가 175cm, 옆 친구가 185cm로 비교하면 된다.) 비행기가 이륙하고 비행 경로를 알려주는데 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위나 아래쪽으로 빙 돌아서 가는데, 일단 북극점을 지나서 13시간 비행을 한다고 한다. 마침 북극을 지날 때가 어두울 것 같아서 오로라를 보고 시작하나 한껏 기대에 부풀었다.
![]() |
핀란드행 핀에어 항공기의 좌석 공간여유와 외부 카메라 |
기내식은 한, 두시간 뒤에 나왔고 먹고 바로 잘 생각이었다. 장거리 비행은 오랜만에 타서 디스플레이가 꽤나 최신식으로 바뀐게 신기했다. 기내식 정보나 비행기 외부캠 구경 등을 보다보니 기내식을 먹을 시간이 금방 되었다.
기내식은 김치도 나오고 전체적으로 꽤나 맛있었다. 샐러드는 소스가 없어서 좀 아쉬웠지만 나름 건강한 맛이라 생각하고 다른거랑 먹으면 먹을만 했다. 신기한건 콜라는 뚱캔으로 통째로 주고, 와인도 미니 사이즈로 통째로 줬다. 승무원이 근데 특히 너무 친절하셨다. 보통은 음료를 줄 때 어떤거 줄까? 물어보고 딱 끝나는데 다른거 더 줄지, 얼음 필요한지 먼저 물어봤다. 전체적으로 핀에어는 상당히 좋은 인상으로 남았다. 아래 사진은 처음 나왔던 기내식 사진이다.
![]() |
만족스러웠던 핀에어의 첫번째 기내식, 블루베리 주스, 레드 와인, 그리고 김치 |
자주 비행기를 타진 않다보니 이때까진 인지하지 못했는데, 베트남이랑 네팔 갈때처럼 핀란드를 갈때도 난기류를 만나 엄청 흔들릴 때가 있었다. 비행기 사고를 최근 많이 접하다보니 약간 무섭긴했는데 보통은 이, 착륙시 사고가 많이 나니 그러려니 했다.
핀란드 경유는 2시간이라 별로 시간이 없고 공항이 엄청 커서 게이트까지 열심히 이동한 후 화장실만 들렸다. 근데 신기한건 핀란드 공항이 굉장히 이케아-이케아한 느낌이고 자연친화적인 것 같고, 화장실 티슈도 일반적이지 않고 천이었다. 신기해서 아래처럼 동영상을 촬영하였다. 그 아래는 공항 사진인데 많이 못찍어둔게 약간 아쉽다.
![]() |
핀란드 공항에서 만난 무민 샵 |
![]() |
핀란드 공항에서의 깔끔하고 자연 친화적인 휴식 공간 |
아이슬란드에 장장 20시간 정도 걸려서 도착을 했다. 핀란드에서 아이슬란드로 넘어올 때는 30%정도는 빈자리여서 많은 사람들이 눕코노미로 가 수 있었다. 나는 처음 경험해봤는데 생각보다 편하고 좋았다. 첨엔 약간 뻘쭘하고, 그래도 되나 싶었는데 주변에 다들 그렇게 하니 금방 익숙해졌다. 아래는 그 사진이다.
![]() |
핀란드에서 아이슬란드로 가는 비행기에서 경험한 눕코노미 |
도착 직후에는 많은 사람들의 조언을 참고하여 면세 맥주를 왕창 샀다. 원래는 큰 캔 24개까지 살 생각은 없었는데, 대부분 묶음으로 팔고 작은 캔보다 큰 캔이 가성비가 좋다보니 일단 많이 샀다.
짐도 다 찾고 공항을 나가 렌트카를 받으러 한 3분정도 걸어나가야 한다. 아래는 도착 짐들이고, 이제 본격적인 여행기 작성을 시작한다.
![]() |
아이슬란드 면세 맥주까지 구비한 뒤 출발하는 찐 여행 시작 |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