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시작은 렌트카 대여였다. 렌트카 업체는 gocarrental을 이용하였고, 4륜 자동 SUV 중 가장 싼 Nissan의 Qashqai를 빌렸다. 근데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실제로 받는 차는 다르긴 했다. ㅋㅋ 실제로 받은 차는 Mitsubishi의 Eclipse Cross phev였다. 차는 그래도 깔끔하고 심지어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다. 차량 안에는 WiFi 휴대용 기기가 있어서 여행 내내 잘 쓰고 다녔다. 근데 스마트키로 원격 문 제어가 안되긴했고, 타이어 기압이 낮다는 경고창이 뜨긴 했어서 공항측 직원은 원하면 바꿔준다고 하였다. 본사로 추정되는 차로 5분 거리의 건물로 가면 바꿔준다고 하여 그냥 맘 편하게 바꾸기로 하였다. 근데 실제로 가보니 두 지점은 소통이 되지 않는지 문제 없다고 그냥 타라고 하였다. 스마트키는 원래 그런거고, 공기압은 한번 확인해준다고 하였다. 별로 더 이상 달라질건 없을 것 같아 그냥 타기로 하였다. 여행 내내 실제로 별 문제는 없었고, 차도 꽤나 마음에 들었다. 근데 공기압 경고등과 추가로 생긴 주유 경고등이 거슬리긴 했지만, 그냥 버튼을 꾹 눌러서 없애면 금방 해결되긴 한다. 아래 사진이 우리와 함께 했던 정들었던 차량, 이클립스다.
링로드 운전 중 갓길 주차장에 새우고 말들을 구경할때 찍은 이클립스 차량 사진
차를 받고 운전을 해보는데 해외에 나와서 렌트를 하고 직접 운전을 해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게다가 아이슬란드에서 드라이브라니 너무 설렜다. 이클립스는 내가 한국에서 운전하던 소나타보다 브레이크가 민감했고, 기어봉이 좀 앞에 있어서 손을 두기가 애매했다. 그래도 운전하다보면 익숙해질 것이고, 차가 높아서 시야도 높고 편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렌트카를 빌리고는 우선 차 외부, 하체, 내부, 계기판을 동영상으로 기록해두었다. (나중에 여행하다보면 차 외부 찍힘이 발견되어서 이게 원래 있었던건지 확인하는 용도로 좋다. 나중에 렌트카 업체와 책임 소재를 물을 때도 유용할 것인데, 아이슬란드는 딱히 차 외부에 신경을 안쓰는 듯 했다. 물론 가장 높은 보험이라서 그럴 수 있다.)
예상한대로 아이슬란드에서의 드라이브는 매우 상쾌하고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어색했지만, 설렜다. 운전은 하루에 시작부터 반까지, 그리고 반부터 끝까지 2명이서 나누어 운전하였다. 링로드는 1명이 다 운전하면 좀 힘들 수 있고, 2명이 나누어 한다면 충분한 것 같다.
아 하나 아이슬란드에서의 운전 주의사항은 신호등이 아래처럼 좌회전용, 직진용 신호등이 나눠져 있기도 하다. 우회전은 한국과 비슷하지만, 신호등이 있으면 직진 초록신호가 켜졌을때 우회전한다.
아이슬란드의 도로와 신호등
아이슬란드 도로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대형 4륜 차량
공항에서 셀포스 도시의 보너스 마트로 가는 드라이브 풍경
우선은 첫번째날의 일정은 화산 트레킹을 하고 보너스 마트에서 장을 보는 것부터 시작이었는데 화산 분출이 딱히 안 일어났고, 휴화산을 보러가서 시간을 쓰는 것은 별로라고 판단했다. 일단 첫번째 일정이 장 본 후에 셀야란즈포스, 스코가포스, 레이니스피야라 해변까지이기 때문에 빡센 첫날 일정의 조정을 위해 화산을 패스하기로 했다.
가는 길에 운 좋게 유럽지역에서 개기 일식을 볼 수 있다고 하여 장을 보기전 잠시 주차를 하여 선글라스를 끼고 일식을 구경하였다. 근데 사진으로는 안담겨서 표현할 방법이 없다. 눈으로 보면 확실히 태양의 30% 정도가 가려진 것을 볼 수 있었다. 미약하지만 아래 사진을 하나 첨부했다. 저게 일식인지 그냥 백열등인지 모를 것 같긴하지만...
3월 29일 마주한 아이슬란드에서의 개기 일식
개기 일식을 잠시 구경한 뒤 바쁘게 보너스 마트로 향하던 길을 계속 했다. 한국에서 식량을 너무도 많이 싸왔기 때문에 사실 장을 볼 필요가 있나 싶긴했다. 그래서 첫날만 고기와 약간의 식량을 사고 한국 음식을 다 처분하기 전까지는 장을 보지 않기로 합의봤다. 아래는 보너스 마트의 사진들이다. 가지런히 진열되어있는 야채들, 아이슬란드의 유명한 스키르 요거트, 종류별 고기들이다. 육류 코너는 자동문으로 나뉘어져 있는 구분되어있는 룸으로 가면 냉장보관이 필요한 많은 것들이 함께 모여 있었다. 역시나 물가는 비쌌다. 아이슬란드 Kr/ 한국 원은 25년 3월 28일기준 11.3 정도이다. 그래도 요거트와 블루베리, 고기는 포기할 수 없었다. 블루베리는 큰 통 하나(500g)에 만원정도였다.
처음 마주한 보너스 마트
보너스 마트의 야채 코너
아이슬란드 Skyr 종류별 요거트
보너스 마트 육류 코너
보너스 마트의 양고기 진열대. 이상하게 싼 161Kr는 양고기가 아니라 왼쪽 아래 피자빵이다.
보너스 마트의 목살, 삼겹살 코너
삼겹살도 있었지만 굳이 한국에서도 실컷 먹는 것보다 양고기를 먹기로 결정했다. 첨엔 양고기 코너에 161Kr, 2000원정도하는 고기가 있길래 이게 뭐길래 싼가 했는데 알고보니 옆에 놓여져있던 피자빵이었다고 한다... 암튼 양념되어 있는 양고기를 집어들고, 버섯, 양파, 마늘, 급하게 마실 생수, 블루베리, 요거트, 시식해볼 Hraun 아이슬란드 초콜릿을 최종적으로 샀다.
아이슬란드 마트는 다 셀프 계산으로 이루어진다. 따로 옆에 있는 직원에게 도움을 청하면 친절하게 도와준다. 첨엔 모든 물건을 오른쪽에 두고 하나씩 바코드를 찍어서 왼쪽 스캔하는 곳으로 옮겨둬야 한다. 스캔하는 곳에 마트 물건이 아닌 것이나 바코드를 찍지 않은 것이 올라가면 계산이 안된다. 꽤나 귀찮은 녀석이지만, 몇번 하면 익숙해진다.
바코드를 찍기 전 오른편에 뒀던 살 물건들
바코드를 찍는 과정, 근데 고기는 잘 안찍혀서 직원이 친절히 도와주셨다.
시원하게 유지하기 위해 트렁크에 내동댕이 쳐져있는 양고기
장을 본 후에는 설레는 마음으로 첫번째 관광지인 셀야란즈포스라는 폭포로 운전을 하였다. 사실 첨에는 아이슬란드의 주요 관광지인 폭포들이 뭐 얼마나 괜찮길래 많이 가는걸까 싶었다. 큰 감흥 없이 그냥 가서 사진만 찍고 이동하는 그런 느낌일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첫 폭포를 마주하고 그런 걱정은 바로 사라졌다. 생각보다 더 웅장했고, 액티브 했고, 흥분됐다. 이러한 느낌은 아이슬란드를 여행하는 내내 들었다. 이래서 자연을 보기 위해 이곳 저곳 여행하러 다니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셀야란즈포스에 도착하면 주차비를 정산하는 곳이 보이고, 그 근방에 주차를 하고 구경을 하러가면 된다. 꼭 명심해야할 것은 관광지가 주차비를 받는지 잘 확인하는 것이다. 카메라로 찍어놓고 나중에 청구되면 몇배의 돈을 물어야한다. 아이슬란드는 한국의 과태료 몇배라고 생각하면 된다. 실제로 우리는 레이니스피알 해변이 무료주차장인줄 알아서 안냈다가 8만원정도의 돈을 청구 당했다. 과속 카메라도 찍히면 몇십만원을 내야한다고 하니 조심해야 한다.
아래 첫번째 사진은 폭포는 물이 비처럼 내린다고 하여 위 아래 다 방수옷과 등산화를 신고, 우비까지 착용한 후 찍은 모습이다. 이러한 차림으로 우비만 빼면 나의 데일리 아이슬란드룩이다. 거의 방수 바지 2개만 돌려서 입었다. ㅎㅎ 근데 모두가 다 그러니까 괜찮다.
첨엔 멀리서 폭포를 바라봤을 때 감흥이 크진 않았는데 실제로 안으로 들어가서 폭포 뒤쪽으로 걷고 사진 찍고 하면서 매우 흥분했던 기억이 있다. 난 네팔 트레킹 때 입었던 판초우의를 입었다보니 물이 안쪽으로 많이 튀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일반적인 우의를 가져오라고 추천하고 싶다. 뭐 사실 방수옷을 단단히 챙겼다면 그것만 입어도 되는데 운전할때 축축해서 찝찝해진다.
우비까지 입고 단단히 준비한 채 해맑았던 나 in 셀야란즈포스
사진 찍고 너무 물이 많이 튀어서 호다닥 도망치는 순간
물이 대박 많이 튀기지만 일단 따봉을 날려본 나
이정도로 옆으로 날아오는 빗방울처럼 많이 맞을 줄은 몰랐는데 생각보다 심했다. 나름 재밌긴 했지만 방수 대비를 안했으면 참 쉽지 않았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오는 모든 사람들이 꼭 온몸에 방수 대비를 하고 뒷편에도 가서 한껏 즐겨보기를 바란다. 앞에서 바라보는 것과 뒤에서 바라보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이렇게 짧지만 굵었던 첫번째 아이슬란드의 폭포를 만나고 바로 두번째 폭포인 스코가포스를 만나러 출발했다. 아이슬란드 링로드 투어를 하면서 렌트카 운전을 하다보면 뻥 뚫린 시야에 아름다운 풍경이 계속해서 나오는 것이 운전의 지루함을 잊게 해준다. 처음엔 한국과는 다른 풍경인 이끼, 설산, 말, 돌산 등 놀라움의 연속인데 한 일주일 동안 계속 보다 보면 조금씩 익숙해지기는 한다.
첫번째 폭포에서 엄청난 물을 맞고 나니 둘 다 대비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지퍼를 모두 잠그고 출발을 했다. 그리고 난 여행을 위해 사온 삼각대 겸 셀카봉을 개시해보았다. 근데 셀카봉으로 쓰기엔 무거워서 많이 쓰진 않았다. 오로라를 흔들리지 않고 찍기 위해서 사온 거긴 해서 그냥 써보기만 해보자 하고 들고 갔다.
스코가포스는 위와 아래에서 바라볼 수 있는데 일단 위로 가서 여유롭게 구경하고 아래에서 물을 맞고 돌아오기로 결정했다. 근데 생각보다 위로 올라가는 길도 꽤나 길어서 쉽지는 않았다. 비에 바람에...아이슬란드의 봄은 쉽진 않다.
친구 우비 입을 동안 일단 셀카봉을 들어서 테스트 해보는 중
꽤나 높고, 바람이 많이 불고 비까지 오던 스코가포스 위쪽 전망대 가는 길
위에는 뭐 그렇게 인상적이진 않아서 사진 몇 장 찍고 구경 좀 하다가 바로 내려왔다. 위쪽엔 트레킹 코스가 존재했는데 지금 같은 날씨에 가는 건 불가능이라 판단하였다.
아래에서 바라 본 스코가포스는 확실히 위에서 보던 것보다 더 거대함과 생생함이 잘 느껴져서 좋았다. 역시 가까이서 경험하는 것이 최고다. 셀야란즈포스보다 더 높은 곳에서 물이 내려오다 보니 아래에서는 거센 바람과 파도 같은 것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가만히 서있기도 힘든 곳이었다. 하지만 좋았다.
두 가지 폭포를 다 구경하고 난 후 숙소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레이니스피얄 검은 모래 해변으로 향했다. 가다 보니 눈이 많이 오고 쌓여있기도 하다 보니 도착했을 땐 구경가기 무서울 정도였다. 하루에 너무 고생을 많이 하는 것 같아서 내일 새벽에 빨리 와서 구경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숙소(The barn 이라는 곳)에 도착하였는데 안을 구경해보니 엄청 세련되고 깔끔했다. 문제는 차에 있는 짐들을 하나씩 옮겨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눈이 발목까지 쌓여있어서 쉽지 않았지만 필요한 것들만 일단 두 번 왔다갔다해서 옮겼다. 첫 숙소는 유일하게 다른 여행객과 같이 쓰는 게스트하우스였다. 인도 가족이 먼저 방에 있었는데 우리가 매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루틴이었어서 거의 마주치지 않긴 했다. 아 근데 2인 1침대여서 친구랑 같이 잤는데, 다른 숙소에서도 더블 베드를 쓰는 일이 몇 번 있었다. 뭐 몇 몇은 우리를 게이로 생각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ㅋㅋ 암튼 짐들을 대충 정리하고 샤워를 한 뒤, 오후에 사놨던 양고기와 라면, 햇반, 김치를 먹기로 했다. 왜 이렇게 많지 잠시 생각했지만 피곤해서 그냥 일단 생각 스위치는 꺼놨다. 아래는 숙소 사진들이다. 해외에서 이런 숙소에서 자본 적이 없고 유럽 소매치기를 하도 많이 들어봤어서 같이 쉐어해서 방을 쓰면 물건들은 어떻게 관리하지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냥 신경 안 쓰게 된다. 완전 귀중품은 안 두고 옷들이나 세면도구 등을 둔 것이라서 그냥 사람들을 믿기로 했다. ㅋㅋ 그리고 바람대로 모두 안전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보이는 숙소 풍경
1층 베드룸 문을 열고 들어가면 보이는 풍경. 오른쪽엔 따로 변기가 있는 화장실이 있다.
방 문 앞에는 신발을 두는 곳과 외투를 두는 곳이 존재한다.
방 안의 풍경. 그냥 딱 잠자고 간단히 짐 둘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숙소 창 밖의 풍경이다. 사륜이라도 이런 곳에서 운전이 잘 될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바쁘게 씻고 밥 먹을 준비를 하기 위해 공용 주방으로 향했다. 진짜 먹을 거 빼고는 기구들이 다 있었고 깔끔했다. 곧장 준비를 시작했고, 양파, 버섯, 마늘도 있긴 했는데 그냥 담에 쓰기로 했다. 각자 고기 굽고, 컵라면 준비하고 테이블 세팅을 했다. 그러고 창 밖 뷰를 보면서 첫 날을 마무리 했다. 양고기가 잡내도 없고 맛있었다. 맥주는 너무 배불러서 반 정도는 남긴 듯 하다. 다 먹고 나니 8시 정도였는데 그래도 바로는 못 자겠다 싶었고 10시 쯤 자려고 했다. 근데 생각보다 너무 피곤했고 눈 감고나서 바로 코 골면서 잠들었다고 친구가 말해줬다. ㅋㅋ
0 댓글